화단에는 꽃들이 많았다. 장미도 튤립도, 해바라기도. 한 켠에는 수국들만 피어 있는 장소가 있었다. 주인은 수국을 특별히 좋아하진 않았지만 쉽게 죽는 그들을 키우려면 독립된 공간이 필요했다.다른 꽃들은 넘어오지 못하는 곳에서 수국은 자랐고 그 수가 늘어나면서 그들의 땅은 비좁아지기 시작했다. 화단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꽃들이 늘어났지만 수국은 자신들의 땅을 양보하지 않았다.
그렇게 조금씩 다른 꽃들을 밀어내며 시간이 흐르자 어느덧 화단에는 수국밖에 보이지 않았고 다른 꽃들은 모두 변두리와 화단의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그들은 그렇게 누렇게 말라 쓰러지며 화단을 보았다. 기름진 화단의 흙 안에서 수국들은 한껏 둥글게 부푼 머리들을 자랑하고 있었다.
아니 수국이 물에서 사는 품종 아니었나? ...모르겠다.
# by 도박면상 | 2005/03/16 14: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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