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800만의 신이 있다고들 한다. 이집트나 그리스 등의 고대 문명은 다신교 문화를 향유했다. 하지만 토속신앙과 불교, 그 외 잡신(雜神)들이 뒤섞인 한국의 문화적 배경도 충분히 다신교적 문화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유교의 전파 이후 보편화된 조상 숭배의 풍습도 종교로 볼 수 있다면 숭배하는 대상은 3000만에 가까울 것이다.
대체로 역사를 보면 다신(多神)을 가진 국가, 민족은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가졌지만 유일신을 따르는 국가, 민족은 매우 폐쇄적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국민 거의 모두가 읽은 교과서에 서술된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을 들 수 있겠다. 다신교의 신은 유일하지 않다. 그러므로 절대자가 아니다. 그들은 지배하지 않는다. 각각의 신들은 자신들의 자리를 가지고, 지킨다. 철저히 지배하고 군림하고 이끄는 유일신과 다른 점이다. 이는 터줏대감으로 통하는 한국의 민속신앙과도 이어진다. 각각의 믿음의 방향이 이토록 다르고 그 수의 양도 적지 아니하건만 어째서 이 사회는 이리도 다양성이 부족한가. 어째서 자신과 다름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가. 원인은 현대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한국 기독교인가, 황색 저널리즘인가. 아니면 여전히 생생히 살아있는 민족주의인가.
선 밖으로 한 발이라도 나서면 바로 배척받는다. 이 사회는 숨이 막힌다. 다양성의 부족을 종교에서 찾는 것 자체가 틀려먹은 시도일런지도 모를 일이다. 현대의 종교는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하지 못한다. 하물며 조상 숭배의 경우에야.
종교로서의 생명을 말살당한 고대 다신교가 아쉽다.
# by 도박면상 | 2005/06/28 22: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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